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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포스팅 From 싸이's Paper - 2 본문

그 외

옛 포스팅 From 싸이's Paper - 2

달의눈물 2008. 10. 26. 01:35
스크롤 및 문서 길이의 압박으로 나머지 남은 글은 다음으로 이어서 씁니다.


[14호] Fortune (운) - Type Bluemetal 2005.11.20 21:52





2005년 11월 19일.

 

왠지 "아찔' 한 하루.. 라고 해도 될런지.

 

 

이번 토요일은 시험이 있었다.

내분비 3차 시험.. 이것때문에 밤을 샜었다. 왠만하면 밤을 새서 공부하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근간의 마지막 시험이기도 하고, 자면 시험을 망칠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학교서 쭉 공부를 했다. 마침 내가 만들어놓은 사과 잼도 있기에, 사람들이랑 같이 먹기 위해서 학교로 가지고 가서 먹었었다.

 

9시부터 10시까지. 이렇게 내분비 3차 시험은 끝났고..

생각보다 쉬운 것도 있었고, 고민한 문제가 적어서 조금 밝은 기분으로 가방을 싸서 학교를 벗어났다. 다만, 대략 가방 무게가 20Kg정도 되서 등이 좀 아팠지만..

 

원래 예정된 비공인 스타대회가 있었지만 그것은 무산되었고..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랑 잠시 게임방에 가서 '스타크래프트 - 고전-_-;;' 을 했었다. 나와 한 형을 제외한 다른 두 형들은 스타에 점차 맛들여가는 단계라서 매번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마다 실력도 늘고, 변화도 있어서 같이 하면 재미가 있다.

 

2시간에 걸친 혈투 끝에 우리 편이 3연패로 GG를 치고.. 장기전에 진이 빠진 나는 흐느적거리면서 그들과 함께 게임방에서 나섰다. 예정대로 점심을 먹기 위해, 여자 친구가 있는 한 형(부럽..)과는 헤어지고, 나와 다른 두 명의 일행은 지하철을 탔다. 마침 우리 근처에 예쁜 여학생이 탔고, 인간 난로를 가지지 못한 우리 일행들은 그 사람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쿨럭)

 

목적지는 "보덴제" 라고 알려진 샐러드 뷔페. 우리 일행들은 시험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풀 겸 해서 이런 곳에 자주 가곤 한다. 마침 그 방향으로 지하철이 새로 뚫렸기 때문에 좀 더 접근성이 좋아지게 되어서 이 장소를 선택하여 가기로 했었었다. (그리고 1주년 기념으로 15% 세일도..)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대구.

그리고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탄 시각은 대략 1시 10분정도였다.

 

http://news.naver.com/tv/read.php?mode=LSD&office_id=055&article_id=0000057896

 

지하철 2호선은 1호선과 열차가 약간 다르다. 1호선은 차량과 차량 사이에 문으로 막혀져 있어서 그 문을 열고 다른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2호선은 차랑 사이에 문이 없어서 한쪽 끝에서 복도를 보고 있자면 보통 지하철을 타고서는 느낄 수 없는 지하철의 흔들림과 기울어짐을 관찰할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적당한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 한쪽 복도를 보고 있는데 (우리가 탄 차량은 지하철 가장 끝 차량이었다.) 어떤 녹색 옷을 입은 여성분이 한 3칸~ 4칸 앞에서부터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 맨 끝 차량으로 뛰어 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여고생 두명이 뒤따라서 뛰어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나 싶었다. 표정도 급박했고.. 우리 패거리(?)는 BMI 25 이상(-_-;)의 튼실한 청년들이기 때문에 나 혼자 속으로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닥치겠구나, 마음의 준비를 해야지' 라고 생각을 했다.

 

그 여성분이 우리칸에 들어서서야 그 사람의 목소리가 우리에게도 들렸다.

"불이야" 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입구 앞에 서 있었고, 그 여성분은 우리가 서 있는 입구 앞에 와서 긴박한 표정으로 발을 굴렀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 지하철에 불 붙이려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하철은 '경대병원' 역에 멈추어섰다. 일단 불이 났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 우리 일행은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TV 뉴스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우리 쪽의 차량에서는 많은 사람이 내리질 않았다. 그냥 '아무일 없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었다.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냐.. 라는 생각...

 

일단 우리 일행은 계단으로 2층 정도 올라갔다. 지하철 2호선은 1호선보다 깊어서 계단이 조금 많았다. 그리고 일단 매표소 앞에서 멈췄다. 진짜 불이 났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사람이 빠져나가자 우리 일행은 다시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다행히도 연기는 나지 않았다. 불이 난 것은 아님을 안 우리는 조금 더 내려가보았다.

 

범인이 잡혔나보다.

범인을 고등학생 세 명이 양 팔을 잡고 윗쪽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좀 늙은 경찰 한분과 우리와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 경찰 한분이 그들을 거들고 있었다.

범인은 심하게 반항을 했고, 그래서 우리는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범인의 다리를 바짝 들어서 옮겼다. 나는 오른쪽 다리, 그리고 다른 한 형은 왼쪽 다리..

 

일단 지하철 역사로 범인을 옮겼고, 범인은 "놓으이소!" 이런 말을 했다. 생각보다 사람들과 우리들이 순진했던 건지, 우리는 역사로 옮긴 후 그 사람에게서 일단 손을 떼었고, 범인은 다시 덤벼들려고 했다. 그래서 다시 그 고등학생들은 범인의 머리와 팔을 눌렀고, 우리 일행은 다리를 제압했다. 어서 묶을 것이나 수갑을 가져오라고 우리 일행의 한 형이 말을 했다. 하지만 우리 근처의 경찰들은 수갑이 없었다. -_-; 주위 상황을 파악해 보니까 힘 쓸만한 경찰이 없었다. 원 참.. 지하철에 늙은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만 있으면 어떻게 범인을 제압할 수 있냐고.. 거기다가 수갑도 없고..

 

수갑이 올 때 까지 우리는 그 범인의 다리를 누르고 있었고, 윗쪽에 연락을 했는지 어떤 한 경찰이 수갑을 가져 왔다. 수갑을 건네받아 채우는 경찰관.. 하지만 수갑을 잘 못채웠다 =_=; 요즘 세상이 너무 평화로운(?) 세상이어서 그런 것일까? 우여곡절 끝에 수갑을 채운 후, 밖으로 옮기기로 했고, 경찰관 두분이 양 팔을 잡고 역사를 나와서 매표소 밖으로 나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아서 조금 벗어나서 범인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또 범인이 난동을 부려서 입구 근처에 서있는 여학생 둘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 그리고 지하철 역사 내의 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자해를 하려고 했는가보다. 다시 우리 일행은 끝까지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하철 매표소를 빠져나와서 범인의 다리를 들어주려고 했다. 그 바람에 한 형의 가방에서 볼펜이랑 몇가지가 떨어졌고, 그것을 줍는 김에 경찰아저씨는 잠시 그 사람의 호주머니를 뒤져보았는데.. 신분증 비슷한게 발견되었다.

 

자율방범대원이라..

 

참.. 어이가 없었다.

 

이번에 불 지른 사람이.. 어느 구, 어느 동의 자율 방범 대원이라니..

증서 뒷면에는 버젓하게 '무슨무슨 파출소' 라고 적혀있었고, 도장도 찍혀 있었다.

그 사람의 머리를 살펴 보았다. 우측 뒷통수 쯤에 3cm 가량의 열상 (깨졌다고 하는 상처)이 생겨 있었다. 얼굴을 보니.. 생각만큼 나쁘다는 느낌이 느껴지는 인상은 아니었다. 그냥 인상으로 어느정도 사람 성격을 추측해보는 악취미(-_-;;)가 있어서 유심히 보았는데...

다만 눈빛이 좀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마저 범인을 옮기는 것을 도와서 경찰차에 범인과 그 학생들이 타고 가는 것을 지켜보고, 우리는 걸어가기로 했다. 목적지보다 1코스 정도 일찍 내려서 좀 걸어야 했지만, 두근거린다고 해야하나? 조금 멍~ 한 기분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걷기로 했다.

 

우리는 걸으면서 여러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았고.. (그냥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_=;)

신문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한 형의 의견에 매일신문/영남일보 에 제보 전화를 했다. 전화 한 시각이 1시 30분 정도였으니까.. 그리 시간이 지연되지는 않았나보다. 1시 10분경에 사건이 일어났고, 범인을 끌고 가는 상황이 10분.. (우리가 느낀 시간은 정말 길었다.) 정도..

 

 

그리고 우리는 원래 예정대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식사" 를 하기 위해 보덴제로 들어갔다.

생각만큼 맛있다고 느끼질 못했다. (입맛이..)  한 1시간 정도 식사를 했다.. 먹어볼 것은 다 먹어보고 (이게 뷔페가서 음식을 먹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못 먹어본 음식이 있어서는 안된다. 조금씩이라도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음식의 맛을 파악하는게 우리 "웰빙" 의 목적이기도 하다. - 웰빙은 사조직) 계산을 했다.

마침 개업 1주년이라서 행운 복권을 나눠주고 긁어보라고 했다.

처음에 내가 집은 것, 그리고 그 다음에 다른 한 형이 집은 것은 긁지 않고 그냥 다시 통 속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세번째, 다른 형의 추천에 내가 다시 복권 한장을 집어 들었고, 복권을 긁었다.

 

1인 자유 식사권 획득.. (시가 16000원 가랑)

 

하..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것일까? 사고가 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행운이고..

 

오늘 웰빙 우리가 모인 목적은 다 달성했기에, 서로 갈 길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번에 지하철은 좀 얌전히...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 집에서 약간의 휴식과 함께...

 

한 주간 기대했던.. 헬스장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실은 헬스장에 가면 어떤 한 아가씨(어감이 안 좋은걸까.. 이 단어)를 볼 수 있다. 얼굴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하는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은 사람이었다. 학교 앞 헬스를 다니기 시작한지 3개월 정도 되었지만, 갈 때 마다 듣기 좋은 그 인사소리 때문에 기분좋게 운동을 할 수 있었고, 헬스장 가는 것이 은근히 즐겁기도 했다. 매번 볼때마다 꼬박꼬박 인사를 했었고.. 서로 미소지으며 인사했기에 약간.. 마음이 설레기도 했었다. ^^;ㅋ

 

운동하고 나갈때 나만의 습관이 있다. 일단 한번 나가서 신발을 가지고, 다시 헬스장에 들어와서 열쇠를 반납하고 (카운터에 건네주지 않고, 내 스스로 제 위치에 가져다 둔다.) 인사를 하고 집에 가는 코스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내 사물함 번호를 알고 운동 시작할 때 열쇠를 미리 건네주기도 하고, 운동 끝나고 갈 때 신발을 가지러 가기 위해 나와서 신발을 찾고 있는데 그 아가씨가 헬스장 밖으로 나와서 열쇠를 받아가는 것이었다.

모르겠다. 내 나름대로는 정말 "고맙다", "친절하다" 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ㅎㅎ

최근에는 계속 시험을 쳐서 (일명 블럭.. 이라고, 한 주 배운 분량을 그 주 말, 혹은 다음주 월요일에 치는 형식) 헬스장 가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되서 많이 빼먹었다.

 

그런데 이번주 화요일인가.. 학교서 남아서 공부를 하다가 사람들이랑 식사를 하러 가는 길(병원 구내 식당..)에 누군가가 내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어떤 여자가!!) 나는 일단 반사적으로 허리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라고 했는데, 한 10초 정도 후에 그 사람인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밥을 먹으러 일행과 같이 가는 길이라서 따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시험이 끝나면 꼭 물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이번 주 토요일을 벼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실은, 그 사람과 나는 제대로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다. 나서서 말 거는 성격도 아니고.. 그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래서 이 화제를 통해 한번 말을 걸어 보고 싶었다. (=_=;)

근데.. 그런데....

 

6시가 조금 넘어서 헬스장에 가니, 카운터의 아가씨가 바뀌었다.

아......

 

예감은 했었지만.. 왠지 그 아가씨가 그만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하는 1시간 반동안에.. 계속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꼭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 조차 물어보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이밍을 봐서, 카운터에 한 명만 있을 때, 카운터로 가서, 새로 온 그 사람에게 물어봤다.

"이전에 여기서 카운터 보시던 분.. 혹시.. 그만 두셨나요?"

"아.. 그 분요? 네.. 그만두셨어요.."

 

휴......

 

뭔가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전주, 운동할 때 그 아가씨 표정이 좀 안좋은 것 같이 보였었다. 어디 아픈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 아가씨를 병원에서 본 것이 마음에 좀 걸렸다.

 

혹시 어디 아픈 것은 아닐까?

 

솔직히.. 개인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 이었는데..

사심 없이라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친하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인연의 연이 끊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며드는 조금 씁쓸한 느낌..

 

뭐, 한편으로는.. 이제 헬스장을 더 이상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빌어줘야지..

 

 

 

이런 이런 저런 일들이 2005년 11월 19일에 나에게 일어났다.

어떤 날짜를 가지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별 의미없는 일일지도 모르고, 나도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게는 날짜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오늘 일어난 몇 가지 사건들은.. 아마 23살, 올해 나에게 있어서는 기억해 둬야 할 만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나는 오늘의 일에 대한 평가를 해 본다.

오늘은 운이 좋은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

 

그 사람과의 이별(이라고 말하기엔 좀 싱거운)도 언젠가는 예정이 되어 있었던 것이기에.. 오늘이 불행하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행운이 가득했다.. 라고 하기엔 내 마음에서 느껴지는 씁쓸한 맛이 너무 강했다.

 

행운.. 불운..

상대적인 것이겠지.. 그래..

잊지 못할 하루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는.. 감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이든 간에.. 내가 그 날을 기억 할 수 있는,

내가 살았다는 증거를 남길 수 있는 어떤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를..

 

나는 나의 행운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그래.. 그래서 다행이야...

[15호]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가벼움 - Type Midnight Blue 2006.07.01 17:54




언젠가 웹서핑을 하면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문득 한 문장 앞에 마우스가 멈추게 되었다.

이 문장을 보고 이전에 했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르게 되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나는 학창시절(?)에 이것 저것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많은 사람과 사귀는 것은 스스로가 싫어했었고, 내 스스로가 마음을 열어 둔 사람은 소수였다.

덕분에 딱히 어떤 일이 없다면 나는 조용히 생각을 하며 지낼 수 있었고, 그 당시 내 취미였던 그림그리기와 생각하기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여러 가지 신기한 사진들을 좋아했다. 과학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우주에 관한 사진은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묘한 느낌을 내게 가져다 주었다. 그 쯤 해서 나는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을 매우 좋아했던것으로 기억한다.

 

탁 트인 하늘 아래 놓여진 벤치에 앉거나 누워서 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주변의 조명들이 모두 꺼지고 나서 어둑어둑 해 졌을 때 별은 잘 보이게 된다. 그런 고요하고 아늑한 어둠 속에서 나는 하염없이 별을 바라보곤 했었다.

 

낮에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도 즐겨보곤 했다. 하얀 색 구름이 만들어내는 모양은 너무나 다양해서 그것들을 관찰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저녁 노을에 구름이 붉게 적셔져 있곤 했다.

 

낮이고 밤이고, 이렇게 하능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넓직한 곳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는 내 머리 위의 하늘이 둥그렇게 생겼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돔 형의 지붕이 내 머리 위, 이 세상을 덮고 있는 듯 한 느낌...

 

그 커다란 돔 아래 누워 있노라면, 나라는 인간은 정말 보잘것 없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실제로 이 지구의 크기는 어마어마할 것이며, 내 지혜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 상에 존재할 것이다. 각기 다른 말을 사용하며, 다른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겠지?

 

도대체 나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리고 이 어마어마한 공간에 남겨지게 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게 되었고, 얼마나 이 세상에 존재할 것이며, 죽음이란 어떤 것이며, 내가 죽게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계속 생각을 하고 있자면 이런 질문에 휩싸이게 될 때가 많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 마다 나는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내가 얼마나 이 세상에 살아서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며, 내가 100년을 살아간다고 가정해도 그 100년이라는 세월을 실감할 수 없을 만큼 나의 오성은 보잘 것 없는데, 이 우주가 만들어지게 되어 끊임없이 생성과 파괴의 순환고리를 그리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 가운데 내가 살고 있는 이 태양계가 만들어 지게 되었고,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될 때 까지의 시간은 너무나 어마어마하여 도저히 내 생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데...

 

이렇게 보잘것 없고 가냘프며 짧은 세월밖에 살아갈 수 없는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살 수 있을것이며, 아주 거대한 흐름 중의 하나, 그 중에서도 일부만을 차지하는 존재인데 도무지 어떻게 하면 내 존재 자체를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에게 짐을 지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에 빠졌었다.

 

돈을 벌면 얼마나 벌 것이며, 도대체 그것은 얼마나 중요하기에, 얼마나 오래 유지시킬 수 있기에 아둥바둥거리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아마 이 시절부터 시작하여 돈을 아주 많이 모아야 한다는 생각과 명성 같은것에 매여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지게 된 것 같다.

 

나라는 존재는 정말 보잘것 없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지도 모르는데, 설령 내가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어 인류의 역사에 커다랗게 이름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 지구 상의 이야기일 뿐, 무엇이 그렇게 의미가 있을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다만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으며, 내 자신이 지켜낼 수 있고 꾸려나갈 수 있을 만한 나 이외의 존재와 함께 짧은 순간이나마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내 존재 가치에 대한 입증방법이며 그것이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다.

 

 

 

이런 실생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공상적인 생각을 하면서 나는 중학교를 졸업했고, 고등학교도 졸업했다. 전공 과목을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다보니 이런 과거의 생각이나 다짐에 대한 기억은 어느 새 내 머릿속 깊은 서랍에 들어박히게 되었나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가벼움'

 

동서고금의 어떠한 존재라도 영원히 살아 있을 수는 없었고, 모두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갔다. 멀리 떨어진 별에서 발생한 빛이 내 눈에 도달하기에 걸리는 시간만큼 나는 살아있을 수 없겠지?

 

지금도 그 때에 비해 변한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광활한 우주에, 이 넓은 지구에, 하나의 점보다도 작은 크기의 나.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아찔해지는 듯한 느낌도 변한 게 없다.

 

 

아.. 나는 이렇게나 가벼운 존재이구나...

나는 이토록 약한 존재이구나...

 

단지, 이런 치명적인 정신적인 허점을 나는 잊고 살아갔을 뿐이구나...

결코 이겨내고, 인정하고, 이해할 만한 것이 아니구나...

 

 

여전히 짧은 생각을 가진 나는 그냥 무덤덤하게 일상을 살아갈 뿐이다. 스스로의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가벼움을 머릿 속 깊은 곳에 남겨둔 채로...

[16호] 잘 살고 있니? - Type Banana Yellow 2007.01.11 02:00



25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었지.

걔 중에는 내가 정말 본받고 싶었던 사람도 많았고, 정말 걱정되는 사람도 많았었지.

닮고 싶어서 그 행동과 버릇까지 따라했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왠지 내가 보지 않는 그 시간동안 죽어버릴 것 같다고 생각했던 약한 이미지의 사람까지..

 

 

오지랖이 넓은건 아니지만,

가끔씩 눈에 밟히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함께 할 수 있었던 기간이 지나면 저 사람은 어떻게 지내게 될까?

험한 세상의 파도에 이기지 못하고 꺾여 버리는 것은 아닐까?

후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소식을 듣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계속 지켜본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인생이 변화하는 건 아니지만...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내 자신이 크고 강한것도 아니지만..

단지 그 존재를 기억하는 것이 내가 그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지지이니까..

내 기억 속에 그런 사람들이 남아 있는 이상, 나는 끊임없이 그 사람들에 대해 생각을 할 것이고

그들의 안위에 대한 걱정을 하겠지.

 

초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있었다.

그 당시 그는 너무나 허약해 보이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어서

졸업하고 만나지 못하게 되면, 나쁜 일로 그의 소식을 들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한 친구가 있었지.

12년의 시간이 지나, 우연히 찾아보게 된 그 친구의 삶.

그가 찍힌 한 장의 사진을 보고, 나는 어쩌면 괜한 걱정을 하고 산 것일 수도 있었겠다.. 라는

안도의 한숨이 섞인 가벼운 후회를 했다.

 

분명 졸업하고 헤어지고 난 후에 나는 그의 소식을 접해볼 수 없었고

그가 어떻게 지내온 것인지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한장의 사진을 보고

이전에 내가 생각해왔던 그런 걱정스러운 한 '아이'로 더이상 생각할 수 없게 됨을 알았고

내 기억속의 그 연약한 이미지의 사람은 더이상 내 상상속의 가호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아아.. 그래

이제 내 주위에 많이 걱정을 해 줄만한 연약한 사람은 더이상 없는 것 같아.

내가 아는 한은 말야..

더이상 다른 사람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쉽게 열리는 것도 아니고...

그런 연약함을 용납할 만큼 약한 사람도 보기 힘들어졌어.

모두 잘 살겠지. 앞으로도 잘 살아가겠지..

 

잘 지내겠지. 그렇지?

 

내가 너의 존재를 기억하고 있는 한...

마음속으로 바랄께. 너의 안녕을..

내 기억속의 모두들...



하아.. 낮뜨거운 글들이 잔뜩이군요.

한참 감성에 젖어(?) 이곳저곳에 글을 휘갈기고 할 때는

정리해 보면서 읽어보니, 와.. 내가 저런 분위기의 글도 썼구나.. (미쳤군) 란 생각도 들더군요.

여튼 이런 글 하나하나가 제게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이 글을 읽을 때의 느낌과 사건들이 아직도 제게는 생생하거든요.


아마 이 블로그에서 이런 감성적인 글을 쓸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투덜대기나 털어놓는 건 일기장에 써 놓기 때문에... (싸이 일기장 애용 ♡)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만들어가고 있는 블로그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끔씩 감성적인 내면을 비추는 것도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도 생각보다 진지한 인간입니다. 캬캬캬 -_-)


모두 좋은 꿈 꾸시고...

멋진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블로그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