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Total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12-29 01:53
관리 메뉴

‡‡ Rod of Asclepius ‡‡

잡생각... 본문

그 외

잡생각...

달의눈물 2013. 4. 7. 23:43

마지막 글을 쓴 지 벌써 3주 쯤 지나버렸네요.

제가 처음으로 이렇게 인터넷 가상 공간에 제 느낌과 이야기를 써내려 온 지도 벌써 11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군요.
대학교 처음 입학해서 웹디자인 강의를 듣고, 친구들끼리 경쟁식으로 만든 홈페이지에서 시작한 글놀이는 아직도 멀쩡하게 서버에 남아있는데, 제 의욕만은 불타 없어져 버린지 오래인가 봅니다.

천리안이라는 포탈에서 제공해준 50MB의 공간에서 이런저런 추억을 8번이나 빚었었습니다.
마지막 홈페이지는 다른 친구들과의 경쟁 없이 혼자 만든 공간이었는데
천리안 쪽 베스트 홈페이지에 뽑힌 적도 있었습니다. 나름 보람있는 추억으로 기억이 되네요.

 

:: 옛 일기장 ::

홈페이지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재미있었던 게임도 손을 대지 않은 지 몇 년이 흘렀고
지금도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만화책도 펴 보지 않은 지 몇 개월이 흘러갑니다.
중학교시절 마음속에 RPG라는 장르가 박혀버린 이후 게임을 만들어보겠다고 마법 설정이며 시나리오며 지도도 많이 그렸지만 결국 결실로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요즘엔 퇴근해서 멍하게 뒹굴거리며 TV나 보고 있습니다.
낄낄거리고 있는 내 모습을 생각하며 아, 이렇게 살아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가요 중 '서른즈음에' 라는 노래가 있었지요.
어릴적 처음으로 이 노래 이름을 들었을 때는 아 나도 이런 시절이 오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미 서른을 넘겨버린 지금은 옛 기억을 되돌려보면 씁슬하기만 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건 단순히 육체적인 면에서만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꽤나 그러한가 봅니다.
예전의 의욕과 욕구들이 저 마음 깊숙한 곳에서 딱딱한 화산재같이 굳어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직은 무언가 새롭고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은 남아있지만
그것도 언제 사라져버릴지 모를 일이겠다고 생각이 됩니다...

예전의 WOW 같은 하나의 계기가 있다면 거기에 열심히 열중해볼텐데...
이제는 나 혼자서 내 집에서 지내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들과 함께 나의 집에서 지내고 있기에
그것도 마음껏 쉽게 이루어지질 않네요.

대학교와 긴 수련과정을 끝마치면서 결심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든 10년에 하나는 마스터해보도록 노력하자.. 라는 생각입니다.
나의 10대, 20대에는 무엇을 열심히 했나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게임도 열심히 했고 만화책도 열심히 읽었고 열심히 사랑도 해 보았습니다.
한 때 그림 그리는 것에 미쳐 온갖 도구를 사서 모으고 연구도 해보고 했었지만
풍족하지 못했던 그 때보다 풍족한 지금, 의욕만큼은 그때만큼 풍족하지 못하네요.
앞으로의 10년 동안 무언가 쓸모있는 것을 한번 마스터해보도록 노력해볼까 합니다.
어떤 결실이든 나를 위해, 나중에 내가 또다시 이 공간에 들렀을 때 추억을 기분좋게 회상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10년 전 컴퓨터로 대충 그려본 그림.